세상만사

도둑농사와 엽면살포(시비)

조진사 2012. 7. 28. 12:42

이 이야기는 어디선가 들어본 이야기를 제 나름대로 약간의 각색을 한 글입니다.
"도둑농사"
옛적에 한 마을에 착한 농부와 잘난 농사꾼이 있었습니다.
착한 농부는 고향 땅에서 대대로 농사를 지어온 사람이고 잘난 농부는 돈은 있는데 쓸데는 없고,
시골에 내려가 슬슬 농사나 좀 지어 볼까 하고 귀농한 사람인데, 농사에는 무뢰한이었죠.
모르면 동리 사람들께 도움을 받으면 좋았는데, 이 잘난 농사꾼 갖잖은 자존심이 이만 저만이 아닌지라,
동네 일에 협조도 잘 안하고 모든 것을 돈으로만 해결 하려는 위인 이었죠.
농사는 옆에 착한 농부가 배추를 심으면 자기도 심고, 밭을 매면 자기도 밭을 매고, 비료를 주면 자기도 비료를 주고,
한마디로 옆에 착한 농사꾼 농사 방법을 알게 모르게 도둑질 하는 도둑 농사를 지었습니다.

 하루는 착한 농부가 비가 올것 같아 논에 물꼬를 만들어야 하겠기에, 빈 비료포대 두개를 들고 논에 나갔습니다.
비료포대 안에 몇 알의 비료가 있길래 논 바닥에 털어내고 있는데, 이 잘난 농사꾼이 그 모습을 보게 된 겁니다.
슬쩍 지나치면서 보니 복합비료 두포 였습니다.
아! 지금쯤 비료를 주어야 하는가보다 생각한 잘난 농사꾼 얼른 집에 들어가 똑같은 비료 두포를 가지고 나와 논에 부지런히 뿌렸습니다.
하루 이틀 지나고 몇일이 되니, 벼가 잘 자라는가 싶더니, 벼가 너무되어 밑둥이 썩어버려 그해 농사를 망치게 되었습니다.
모르면 물어야 하고, 배워야 하는데 하찮은 자존심에 도둑농사 짓다가 일년 농사 망쳐 버리게 되었죠.
요즘이야 이런 사람이 있을리 없겠죠. 귀농의 첫번째가 마을 사람들과의 화합이라 하던데.....  


"엽면시비"
잘난 농사꾼 배추를 심었네요.
그런대로 자랐는데, 아! 이놈의 청벌레가 생긴 겁니다.
약을 주어야 겠다는 생각에 종묘사에 들러 약을 사는데, 종묘사 사장님이 방법을 설명 하려하자.....
잘난 농사꾼 : 여기 적혀 있는 대로 주면되죠? 
사장님 : 너무 독하게 주지 마시고 거기 적힌 대로만 주세요."
잘난 농사꾼 집에 돌아와 설명서 대로 약을 타서 약통을 짊어지곤 밭으로.....
잘 주었습니다. 적량을 설명서 대로 주었으니 되었다 싶었는데, 며칠이 지나도 벌레는 죽지 않고 여전한 겁니다.
화가난 잘난 농사꾼 종묘사로 달려 갔네요.
농사꾼: 주라는 대로 주었는데 벌레가 하나도 안 죽는데 이 약 제대로 된겁니까?
사장: 어떻게 주셨는데요?
농사꾼: 포기 옆으로 하나도 빠짐없이 잘 주었네요.
사장 : 포기 옆이라뇨?
농사꾼 : 설명서에 엽면시비 하라 했던데.....
사장 : 예??????????
알고 보니 이친구 시비는 무슨 뜻인지 알았는데, "엽(葉)면시비"를 "옆(左,右)면시비"로 알았던 겁니다.
배추포기 주위로 돌아가며 뿌렸던 것이죠.
설마 이런 사람 없겠죠?

 

이글은 제가 요즘 고추 탄저병 때문에 이것 저것 알아 보다 보니 이 방법 저 방법 하도 많길래......
나도 이런 우(愚)를 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 적어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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