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만사

밭에서 물에 빠진 새앙쥐

조진사 2012. 7. 3. 17:55

나 오늘 생쥐됐다.

시장에 다녀와 휴식 좀 취하고, 점심 식사 후 감자를 캐낸 밭에 퇴비를 뿌리고 비닐을 덮으러 밭으로♩♩♪♩♬, 밭으로♪♩♬♩♪

내일 중부 내륙지방 소나기가 온다하니, 혹시나 이곳에도 비가 올까봐 비가 오기전 비닐을 씌우려는 것이었으니...

퇴비 다 뿌리고 나니 아니 이게 왠일? 오늘은 비 예보도 없었는데,....... 굵은 빗줄기가 내린다.

멀리서 천둥소리와 함께 하늘은 어두컴컴하고....

일하긴 틀렸다 싶어 다시 back home..... 잠시 있자니 언제 그랬냐는 듯 하늘이 훤해진다.

이젠 다왔다 싶어, 다시 밭으로...... 거물개로 둔덕 정리를 거의 마쳐 가는데 에이! 참! 또 쏟아진다.

또 다시 back back home. 안으로 들어가려 밖에서 발을 닦고 있자니 또 그친다. 햇빛도 난다.

잠깐 쏟아진 비에 젖은 아스팔트가 순식간에 말라 버린다.

"한번은 속아도 두번은 안 속는다"는 말을 업그레이드했다.

"두번은 속아도 세번은 안속는다."

어차피 오늘 중으로 끝내야 할 일이기에 더위를 무릅쓰고 다시 밭으로.......

이제 비닐만 씌우면 된다. 막 시작 했는데, 아니! 왠걸 이번엔 장난이 아닌다. 정말 억수같이 쏟아진다.

 순식간에...... 가까운 곳에 비도 피할 곳도 없다 보니 별 도리없이 홈빡 젖어 꼭 물에 빠진 생쥐 꼴이다.

시작을 했으니 비닐이 바람에 날리지 않도록 마무리를 해야만 했다.

이왕에 베린몸, 뼈속까지야 젖겠냐는 심산으로그 비를 다 맞아가며 마무리 했다.

집에 들어오며 "내 모습이 참 처량도 하구나"하는 생각이 든다.

비를 맞으며 걸으니 시원하긴 하더만......

옛날에 들은 이야기가 하나 생각난다.

농촌에 선머슴이 지게에 풀을 잔뜩지고, 소를 앞세우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소낙비가 쏟아졌다. 소나기에 놀란 소는 내달리고 무거운 지게는 어깨를 짓누르고,

어찌할 바를 모를 참에, 엎친데 덮친다고 소변이 마려온다.

난감한 지경이다. 당장 싸겠기에 소를 억지로 잡아 세우곤 허리빠를 끄르려니 이건 또 뭐니????

헝겁 허리빠가 옥매여져 풀리질 않는것이다.

참 재수 더럽게 없는 머슴아구만.....

다음 이야기는 여러분 생각에 맡기고, 이 머슴아가 당신 본인이었다면 어찌하시겠습니까?

나라면 어차피 젖은 옷, 허리빠는 풀어서 뭐하나!!!!!!!

그냥 처리한들 어느 누가 알리오.

그저 몸서리(?)만 한번 쳐 주면 만사 오케이인데.....

그렇다고 오늘 제가 이랬다는건 아니니 넘겨 짚지들 마세요.ㅎㅎㅎㅎㅎㅎㅎ

집에 돌아오니 어머님 말씀 왈 " 우산이라도 가지고 나가지 그렜니"하신다.

재미없는 글 끝까지 읽어 주신분들 만사형통 하옵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