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사 이야기

김장준비

조진사 2012. 12. 6. 19:22

올해 배추농사 결과물입니다. 

크기는 마음에 쏙 듭니다. 한번에 3통 들면 한아름 꽉 찹니다. 

배추맛이야 해마다 끝내주고요, 달콤하면서 고소합니다.

내가 지은 농사라 하는 말이 아닙니다. 저희 이모님이 해마다 우리집에서 김장을 담구어 가시는 이유중 하나가 우리 배추아니면 먹질 못하겠다고 하시네요.

식구들도 금방 알아 차린답니다. 해서 해마다 제일먼저 배추를 부탁하시는 분이 이모님이시죠.

배추뿐만 아니라 쌀도 우리동네 쌀이 아니면 못 드시겠답니다. 아무리 비싸도 우리동네 쌀을 꼭 사 가십니다.

너무나 걷 껍질을 따낸 것 같죠. 좀 아깝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무겁게 집에까지 가지고 가서 까낼 필요가 있겠냐는 생각에 좀 너무 까낸다 싶을 정도로

벗겨냈습니다.

뼈다귀 감자탕 끌일때 넣으면 참 맛있겠다 싶은데.....

아무튼 450포기를 혼자서 이렇게 따내어 모두 실어 날랐습니다. 허리 끊어지는 줄 알았네요.

450포기중 280포기는 우리집 김장입니다. 저희 오남매와 이모님 작은어머님댁 김장을 모두 저희 집에서 담그었으니.....

 절이기전 배추를 반으로 갈라내고 다시한번 칼집을 내줍니다.

그래야 밑에도 잘 절기 때문입니다. 결국은 배추 한포기가 네쪽으로 나누어지게 됩니다.

이렇게 갈라주고 나면 다음은 소금을 탄 물에 절이기 시작합니다.

물론 여자분들이 저보다 더 잘 알고들 계시겠지만.......

소금이 아주 중요하겠죠. 제대로된 소금을 써야 한다는건 당연지사.....

저희는 해마다 동생이 처가쪽에서 가져오는 소금으로 사용하지만, 소금 잘못써서 김장을 망쳤다는 소리를 많이 듣곤합니다.

저희는 전라도 지방의 비금도 소금을 사용하고 있는데 물론 간수가 완전히 빠진 제대로 된 소금을 사용하고 있기에 그런 걱정은 없네요.

또한 절이면서 사용되는 물도 중요한 요소중에 하나라 생각됩니다.

수도물에 절이는 것과 지하수로 절이는 배추는 김장을 담그고 나면 그 결과가 어떤지가 여실이 들어납니다.

우리 동네는 상수도가 들어오는 곳이지만 대부분이 수돗물은 사용하지 않습니다.

일상 생활에 필요한 모든 물 역시 거의 사용을 안하고 있죠. 다만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수돗물 연결은 되어 있지만.....

수돗물은 한 방울도 사용하지 않는데 기본요금 7000원은 매달 내라고 하네요.

잘 나가다 삼천포로 빠져 버렸네요.

이렇게 소금물에 차고차곡 절이기 시작합니다.

커다란 통이 많이 필요하네요. 양이 적으면 큰 문제는 없겠지만 많은 양을 절이려면 큰 그릇이 많이 필요하게되죠.

필요할때마다 구입하다보니 이제는 있는 그릇가지고 150포기 정도는 남의 집에 아쉬운 소리 안하고도 처리 할 수가 있게되었네요.

중간중간 소금도 뿌려가며, 꾹꾹 눌러가며, 이통 저통 꽉꽉 채웁니다.

허리도 아프죠. 힘도 들죠. 그러나 어찌 합니까! 내와 내 식구들 먹을거니 참고 하는 수밖에.... 

아마 남의 입에 들어 갈거라면 안하고 말겁니다.

이제 절기만 기다리는 수밖에 없겠죠.

배추가 절어들기를 기다리는 동안 이제 김장김치의 조연으로 출연할 무,갓,파,생강,양파 등등.... 준비를 해야겠죠.

무채도 썰어야 하고......

한참 후 배추가 절고나면 수북하게 담겨있던 배추가 쑥 들어갑니다.

누가 배추를 훔쳐가기라도 한듯......

일단 한번 절고나면  뒤집어 주어야 골고루 잘 절겠죠.

그런데 그시간이 꼭 무채를 썰고나서 조금 지난 시간 밤 열두시에서 한시경이 됩니다. 집안에 있다가 나가서 뒤집으려면 참 싫더군요.

그러나 어찌 합니까! 밤 늦게 뒤집는 건 우리집에선 무조건 남자들이 하는게 철칙으로 되어 버렸네요.

올해도 셋째 동생하고 제가 해야 했네요. 무채 써는것 또한 나자들 일입니다.

이런것 할때는 다시는 배추 안 심겠다고 하지만 그게 어디 그렇게 되나요. 지나고 나면 그게 즐거움인데...... 

아침 일찍 일어나 이제 절인 배추를 씻어내야합니다. 이 일은 여자들 일이네요.

이 일 또한 쉬운일은 아닙니다. 물을 갈아가며 세번에 걸쳐 씻어냅니다. 허리 끊어집니다.

이 과정에서 칼집을 내었던 포기를 완전히 갈라가면서 씻어줍니다.

280포기가 4쪽으로 갈라지면 1120쪽입니다. 결코 적은량이 아닙니다.

그러니 김장담그는 일이 연중행사중 하나의 큰 행사가 될 수밖에 없겠죠. 

배추를 씻게되면 이제부터는 쌈을 먹을 수 있게되죠. 노란 배추속에 빨간 채짱아치를 싸서 소주 한잔 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집니다.

안에서는 커다란 그릇에 돼지고기를 삶아내고 있습니다. 쌈에 비게 섞인 돼지고기 한점과 채묶인것해서 한쌈 입에 물면 그 맛 상상이 가시나요?

씻어낸 배추는 비스듬히 놓여진 넓은 판에 차곡차곡 건져서 쌓아 놓아야 물이 쭉~ 빠지겠죠.

판을 하나 만들어 두고 해마다 사용하고 있습니다.

동네에서 김장 할때면 이집 저집에서 빌려갑니다.

이건 씻는 과정에서 떨어져 나온 배추잎입니다.

지저분해 보이시나요? 아닙니다 깨끗합니다. 이거 버릴 수가 없죠. 정말 맛있습니다.

배추속을 넣고 남는 채와 같이 버무려 먹어도 아주 좋고요.

두었다가 겨울에 찌개를 끌여 먹어도 일품입니다.

김장 싸기와 다른 일들은 다음페이지에 적어야겟습니다.

오랜만에 글을 올리려니 맞춤법도 헷갈리고 쉽지를 않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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